본안의 제소명령 ㅡ 가압류 취소
가압류 제소명령의 뜻과 신청 방법, 법원이 정하는 2주 이상의 제소기간, 기간 안에 본안 소송이 없을 때 가압류를 취소하는 절차를 정리하고, 채무자와 채권자를 각각 대리한 실제 사건으로 설명합니다.
가압류 결정문을 받은 분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채권자가 소송은 하지 않고 가압류만 걸어 두었다"는 점입니다. 통장이 묶이거나 거래처 대금이 막히고, 부동산을 팔려고 해도 등기부에 가압류가 남아 있어 매수인이 나서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채권자는 법원에 소송을 내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압류는 판결을 받기 전에 채무자의 재산을 잠시 묶어 두는 임시 조치입니다. 채권자의 주장이 맞는지는 아직 아무도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법은 채무자가 "주장이 맞다면 소송으로 증명하라"고 법원을 통해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그것이 제소명령(본안의 제소명령)입니다.
1. 제소명령이란 무엇인가
제소명령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채권자에게 정해진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고 명하는 결정입니다(민사집행법 제287조 제1항). 이때 법원이 정하는 기간은 2주 이상이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채권자가 그 기간 안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여기서 두 가지를 기억하셔야 합니다.
첫째, 취소는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기간이 지났다고 가압류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다시 가압류 취소를 신청해야 법원이 취소 결정을 합니다.
둘째, 소송을 냈다가 취하하거나 각하되면 소용이 없습니다. 서류를 낸 뒤 본안의 소가 취하되거나 각하되면 서류를 내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4항). 일단 소장만 접수해 두고 슬그머니 거두어들이는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규정은 가처분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민사집행법 제301조).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처럼 등기부에 오래 남는 처분을 받은 경우에도 같은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제소명령 절차 한눈에 보기
| 1단계 | 가압류 결정·집행 채권자가 본안 소송 없이 채무자 재산을 묶어 둔 상태 |
| ▼ | |
| 2단계 | 채무자의 제소명령 신청 가압류를 결정한 법원에 신청 — 가압류 직후에도 가능 |
| ▼ | |
| 3단계 | 법원의 제소명령 채권자에게 2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본안 제소 + 증명서류 제출 명령 (제287조 제1항·제2항) |
| ▼ | |
| 기간 안에 서류 제출 본안 소송에서 채권 존부를 다툼 → 가압류 유지 | 기간 안에 미제출 채무자가 취소 신청 → 가압류 취소 결정 (제287조 제3항) |
※ 서류 제출 뒤 본안의 소가 취하·각하되면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제287조 제4항). 가처분에도 준용됩니다(제301조).
2. 채무자가 쓸 수 있는 다른 방법과의 차이
가압류를 다투는 방법은 제소명령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골라야 합니다.
| 방법 | 언제 쓰는가 | 특징 |
|---|---|---|
| 제소명령 신청 (제287조) | 채권자가 본안 소송을 내지 않고 있을 때 | 가압류 직후에도 신청 가능, 비교적 빠르고 간단 |
| 사정변경에 의한 취소 (제288조) | 채무를 갚았거나, 가압류 집행 후 3년간 본안의 소가 없을 때 | 채무 소멸 등 사정이 바뀐 것을 증명해야 함 |
| 가압류 이의신청 (제283조) | 애초에 가압류 결정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볼 때 | 피보전권리·보전의 필요성을 처음부터 다툼 |
| 해방공탁 (제282조) | 일단 가압류 집행부터 풀어야 할 때 | 결정에 적힌 해방금액을 공탁, 돈이 묶임 |
채권자의 청구금액이 부풀려져 있거나 채권의 존재 자체를 다투고 싶다면, 결국 그 다툼은 본안 소송에서 가려져야 합니다. 제소명령은 채권자를 그 소송의 자리로 불러내는 절차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3. 실제 사건 ① — 채무자 쪽에서 제소명령을 신청한 사건
본 법무사는 2017년 같은 해에 두 건의 채권가압류 사건에서 채무자를 대리하여 제소명령을 신청하였습니다.
첫 번째 사건의 의뢰인은 울주군에서 사업을 하던 개인이었습니다. 채권자가 받은 채권가압류 결정은 2017년 1월 31일에 내려졌고, 의뢰인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 집행까지 끝난 상태였습니다. 의뢰인은 채권자가 주장하는 청구금액이 실제와 다르다며 다투고자 하였으나, 채권자는 그 청구채권에 관한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본 법무사는 결정 후 불과 6일 만인 2월 6일 울산지방법원에 제소명령을 신청하였습니다.

▲ 2017년 채무자를 대리하여 제출한 채권가압류 제소명령 신청서 — 가압류 결정 후 6일 만에 신청하였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울주군에 본점을 둔 주식회사가 의뢰인이었습니다. 채권자인 철강회사가 2017년 3월 31일 의뢰인 회사의 채권에 가압류 결정을 받아 집행하였는데, 이 사건 역시 청구금액에 다툼이 있었습니다. 본 법무사는 4월 20일 제소명령을 신청하였습니다. 회사의 거래 대금이 묶이면 운영 자금이 곧바로 막히므로, 법인 채무자에게는 시간이 특히 중요합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가압류 직후 곧바로 제소명령을 신청했다는 점입니다. 제소명령은 가압류 결정이 있으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스스로 소송을 낼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4. 실제 사건 ② — 채권자 쪽에서 제소명령을 받은 사건
반대로 채권자를 대리하여 제소명령에 대응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2019년 상대방의 채권에 가압류를 해 둔 채권자였습니다.
의뢰인은 가압류에 그치지 않고 2019년 11월 11일 대여금 지급명령을 신청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직후인 11월 21일, 상대방이 신청한 제소명령이 의뢰인에게 송달되었습니다. 상대방은 지급명령에 이의신청을 하였고, 사건은 소송 절차로 넘어가 인지와 송달료를 보정하라는 명령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미 지급명령을 신청해 두었더라도 그것만으로 제소명령에 응한 것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소명령은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는 명령이므로, 정해진 기간 안에 법원에 증명서류를 내야 합니다. 지급명령에 이의신청이 있으면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므로(민사소송법 제472조 제2항), 이 사실을 서류로 밝히면 됩니다.
본 법무사는 12월 5일 「가압류에 대한 본안의 제소신고」를 제출하면서, 대법원 사건검색 내역과 이의신청에 따른 인지·송달료 보정 내역을 첨부하여 본안 소송이 계속 중임을 증명하였습니다.

▲ 2019년 채권자를 대리하여 제출한 본안의 제소신고서 — 지급명령이 이의신청으로 소송에 넘어갔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이 신고를 하지 않고 기간을 넘겼다면, 소송이 진행 중인데도 채무자의 취소 신청으로 가압류가 먼저 풀릴 위험이 있었습니다. 가압류가 풀린 사이에 상대방이 그 채권을 회수하거나 처분해 버리면, 나중에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대상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5. 제소명령을 신청하거나 받았을 때 확인할 사항
[채무자라면]
첫째, 채권자가 본안의 소를 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대법원 사건검색으로 채권자 이름의 사건을 조회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제소명령보다 그 소송에서 다투는 것이 맞습니다.
둘째, 제소명령 신청서에는 가압류 사건번호를 정확히 적습니다. 제소명령은 가압류를 결정한 법원에 신청하며, 신청서에 가압류 사건번호와 다투려는 이유를 간단히 적으면 충분합니다.
셋째, 기간이 지나면 곧바로 가압류 취소를 신청합니다. 취소는 자동으로 되지 않습니다. 채권자의 제출 여부를 확인하고, 기간이 지났다면 취소 신청서를 내야 합니다.
[채권자라면]
첫째, 제소명령 결정문의 송달일과 기간을 바로 확인합니다. 기간은 송달받은 날부터 계산되므로 결정문을 받은 날을 꼭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둘째, 이미 지급명령이나 소송을 냈더라도 반드시 증명서류를 제출합니다. 본안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법원이 알아서 확인해 주지 않습니다. 제소신고서와 함께 사건검색 내역이나 소장 접수증명을 첨부합니다.
셋째, 본안 소송을 끝까지 유지합니다. 소를 취하하거나 보정 불이행으로 각하되면 서류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아 가압류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가압류는 채권자에게는 판결 전까지 재산을 지키는 수단이고, 채무자에게는 다툼이 끝나기도 전에 재산이 묶이는 부담입니다. 제소명령은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제도입니다. 채무자라면 가압류를 받은 그날부터 제소명령을 검토하시고, 채권자라면 가압류만으로 안심하지 말고 본안 소송과 증명서류 제출까지 한 번에 챙기시기 바랍니다.